교수님께서는 내가 '록밴드'에 대한 블로그 연재를 한다고 했을 때 '과연 읽는 사람이 많을까?'라는 걱정을 하시며 나의 주장을 흐리지 않는 한 최대한 상업적이고 사람들이 알만한 밴드에 대해 얘기할 것을 충고하셨다. 나도 내심 걱정했었다. 내가 시간들여 공부하고 정리한 글들을 사람들이 읽지 않으면 아무리 글을 잘 써도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교수님의 충고를 받아들여 비틀즈, U2, 롤링스톤즈와 같은 밴드들에 대해 이야기하며, 최대한 사람들이 읽을만한 글로 시작했다. 너무 마니아적 성향을 띄지 않기 위해 노력했었다.
다행히, 그리고 놀랍게도 사람들은 나의 글에 대해 관심을 가져주었다. 댓글을 통해 내 글에 대한 평가와 생각들을 나타내어 주셨고 나 또한 그 속에서 블로그의 재미를 찾기 시작했다. 테마 전체 인기글에도 여러번 올라갔으며, 나의 연재글을 계속해서 팔로우해주시는 분들도 생겼다(다시한번 '명상'님께 특히 감사드리며). 걱정했던 것과는 반대로 비주류 음악인 락밴드에 대한 나의 글이 나름 사람들의 관심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묻는다면 난 아무래도 '이글루스'라는 블로그 사이트를 이용하는 사람들의 데모그래픽이 가장 큰 영향이었다고 할 것같다. 이글루스에는 20~30대의 블로거들이 많다. 또한 구체적으로 '락'음악에 관심을 가진 블로거들도 생각보다 많았다. 10대들과는 다르게 20~30대는 아직까지 '락밴드'에 대한 어떤 로망이 존재하는 연령대이다. 내 연재글도 20대와 30대의 블로거들이 가장 많이 읽어주었다. 10대도 상당히 많은 부분을 차지했지만 그들의 경우 나의 글을 읽었다기보다는 인터넷 검색을 통해 찾아온, 의도치 않은 방문이었던 경우가 많았던 것 같다. 이글루스에서 통계를 더욱 구체적으로 구할 수 있도록 설정해준다면 좋을텐데..

블로그를 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아무래도 하이퍼텍스트로 변환하는 것이었다. 인터넷이라는 매개체를 통한 글이라는 점에서 그 특성을 최대한 이용해서 그림파일, 동영상파일, 인터넷 링크등을 사용하는 것은 나의 생각을 정리하고 표현하는 데에 분명히 큰 도움을 주었던 것은 사실이나 그것을 만드는 과정은 보통 글쓰기보다 어려웠다. 블로그 프로젝트를 통해 이미지라는 것이 얼마나 큰 역할을 하는지 뼈저리게 느낄 수 있었다. 글의 특정 부분에, 그와 관련된 이미지의 적절한 사용은 독자가 글을 해석하고 생각을 심화시키는 데에 큰 도움을 준다. 블로거의 입장에서는 이러한 부분이 글을 쓸 때 독자의 입장에서 여러번 신중하게 생각해야 하는 원인이 되었다.
내용적인 면에서도 많은 생각을 해야만 했다. '록밴드로 성공하기'라는 연재글이나 책을 본적은 없었던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객관적인 입장에서, 타당한 근거에 의해 확립될 수 있는 '록밴드로 성공하는 방법'들을 사례들을 통해 찾아보고, 더 자세히 조사하고, 생각을 정리해서 글을 써야했다. 물론 인트로에서도 밝혔듯이 나의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생각이 많이 들어갈 수밖에 없음은 인지하고 있었으나 최대한 중립적인 입장에서 글을 쓰도록 노력했다. 하지만 성공사례들을 그저 나열하는 '정보성'글을 원치 않았고 이를 피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예를 들어, '여러 밴드들은 새로운 노래를 해야 성공하더라. 그러니까 록밴드의 성공비결 중 하나는 새로운, 실험적인 노래를 하는 것이다.' 라는 글을 피해 '왜 새로운 음악을 좋아할까? 음악 뿐만 아니라 왜 사람들은 새로운 자극을 좋아할까? 음악에서의 새로운 자극은 뇌에 어떤 자극을 하기에 우리는 쾌락을 느끼는 것인가?'와 같은 접근을 하여 다른 전문적 지식과 연결도 지어보고, 논리적인 글을 쓰기 위해 노력했다.
마무리하자면 나는 이번 블로그 프로젝트에 대해 꽤 만족한다. 내가 좋아하는 음악에 대한 것이었기 때문에. 그리고 그저 나의 생각을 하나의 다이어리처럼 남긴 것이 아니라, 나도 그것에 대해 공부하고, 자료들을 수집해서 기존의 생각에 논리적인 근거를 더해 내 주관적이었던 생각을 하나의 타당한 주장으로 만들었다는 것이 매우 만족스럽고 뿌듯했다. 내 블로그를 읽어주신 분들 모두 내가 하고자 했던 얘기와 공감하진 못해도, 자신만의 나와는 상반된 주장을 내세우고 그 생각을 가짐으로라도 '락'음악에 대해 조금이라도 관심을 가져주었다면 나의 글은 성공적이었다고 생각한다.
록밴드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사람들이 록밴드를 찾아야 한다.
사람들이 록 음악을 듣고, 관심을 가져주어야 록밴드가 성공할 수 있는 것이다.
내가 주장했던 그 모든 것을 갖추어도
사람들이 그 밴드를 찾지 않는다면 그 밴드는 성공할 수 없다(내가 처음 걱정했던 내 블로그의 결과와 같이).


우리 모두 계속해서 롸킹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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